뱀부랩 X2D 3개월 써봤습니다. 사용후기, 만족한 점과 아쉬운 점
뱀부랩 X2D 사용후기 리뷰
X2D를 들인 지 세 달이 됐습니다.
출시 직후 스펙만 보고 쓴 글은 이미 많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실제로 돌려보고 나서 생각이 바뀐 것들 위주로 적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만족합니다. 그런데 산 이유와 실제로 쓰는 이유가 달라졌습니다.
만족한 점
① 서포트 자국이 없다는 게 이 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이게 압도적인 1위입니다.
수용성 서포트를 쓰면 모델 표면에 서포트가 닿은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니퍼로 뜯고, 사포로 갈고, 퍼티 바르던 공정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특히 내부 형상이 복잡한 파트에서 차이가 극단적입니다. 예전에는 손이 안 들어가서 포기했던 구조를 이제 그냥 뽑습니다.
시간 손실도 거의 없습니다. 2시간짜리 출력에 10분 정도 추가되는 수준입니다.
② 퍼지 폐기물이 실제로 확 줄었습니다
다중 소재 출력에서 퍼지 폐기물이 70~80% 줄어든다는 게 여러 사용자의 공통된 보고인데, 실제로 체감됩니다.
예전에는 4색 모델 하나 뽑고 나면 옆에 모델보다 큰 폐기물 더미가 쌓였습니다. 지금은 그게 없습니다.
필라멘트 값으로 환산하면 생각보다 큽니다. 다색을 자주 하실수록 이 항목이 커집니다.
③ ABS가 “그냥 되는 소재”가 됐습니다
이게 두 번째로 큰 변화입니다.
이전 장비에서는 ABS를 뽑으려면 요령이 필요했습니다. 베드를 100도로 올리고, 챔버가 데워지길 15분 기다렸다 시작하고, 그래도 키 큰 파트는 모서리가 들렸습니다. 겨울에는 성공률이 더 떨어졌고요.
65°C 능동 가열 챔버는 이 과정을 없앱니다. 그냥 걸고 뽑으면 됩니다.
인클로저 개조 없이 ABS, ASA, PA를 쓸 수 있다는 게 이 기계의 진짜 값어치라고 생각합니다.
계절을 안 탄다는 것도 큽니다. 여름에 뽑은 파트와 겨울에 뽑은 파트가 같은 조건에서 나옵니다.
④ 사무실에 둘 수 있습니다
소음이 50dB 미만이고, **3단 여과(G3 프리필터 + H12 HEPA + 활성탄)**가 들어갑니다.
ABS와 ASA는 냄새와 미세입자 때문에 실내에서 못 쓰던 소재입니다. 그게 해결됩니다. 별도 작업실을 마련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이 항목만으로도 값을 합니다.
⑤ 소재를 섞어 쓰는 재미
예상 못 했던 만족 포인트입니다.
TPU와 PLA를 한 파트에 조합할 수 있습니다. 유연한 부분과 단단한 부분이 한 몸으로 나옵니다. 실제로 작동하는 지퍼가 달린 가방, 관절이 움직이는 피규어 같은 게 됩니다.
⑥ 표면 품질
PA6-GF로 뽑은 파트의 표면 마감이 인상적이라는 평이 여럿 있는데, 동의합니다. 나사가 제대로 맞물릴 정도의 치수 안정성이 나옵니다.
노즐 전환도 순식간에 끝나서 흐름이 끊기지 않습니다.
아쉬운 점
여기부터가 이 글의 본론입니다.
① PVA 값이 부담스럽습니다 — 가장 큰 아쉬움
정품 PVA가 kg당 약 60달러입니다. 일반 PLA의 4~5배입니다.
그리고 소비자용 필라멘트 중 습도에 가장 빠르게 열화됩니다.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하면 스풀을 통째로 버립니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됐습니다.
- 정말 중요한 파트 → PVA
- 나머지 → 일반 서포트나 분리형 소재
“수용성 서포트를 마음껏 쓴다”는 그림은 현실적이지 않았습니다. 소재비를 미리 계산해 보시길 권합니다.
② 보조 노즐에 TPU를 못 넣습니다
메인은 다이렉트 드라이브인데 보조는 보덴 방식입니다. 무른 소재는 튜브 안에서 눌려 급지가 안 됩니다.
TPU는 반드시 메인 노즐로만 써야 합니다. 예외 없습니다.
보조 노즐을 가볍게 만들어 속도 손실을 없애려는 의도된 설계라는 건 이해합니다. 다만 처음에 이걸 모르고 시도했다가 시간을 좀 버렸습니다.
③ 보조 노즐 막힘 —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챔버를 65°C까지 올리는 작업에서 보조 노즐이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인이 명확합니다. 버퍼가 가열 챔버로 통하는 개구부 바로 옆에 있어서, 챔버가 뜨거워지면 그 부분도 같이 데워집니다. 무른 서포트 필라멘트가 익스트루더에 닿기도 전에 물러지는 겁니다.
펌웨어로 고칠 수 없는 지오메트리 문제라 회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대응: 고온 챔버가 필요한 작업과 무른 서포트 소재를 동시에 쓰는 조합을 피하고, 챔버 온도를 낮춰도 되는 작업에서는 낮춥니다.
④ 노즐 전환 실패
노즐 전환이 기계식입니다. 툴헤드가 뒤로 가서 챔버 후면 로드에 레버를 부딪히고, 홀 센서가 레버 각도를 추적합니다.
모터 없이 전환한다는 게 영리한 설계인데, 기계식이라 정렬이 어긋나면 실패합니다. 이 기종에서 가장 대표적인 고장 유형입니다.
초기 물량에서는 공장 출고 시 PTFE 튜브가 너무 급하게 꺾여 배선된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자가 진단이 어려운 영역이라 국내에 서비스센터가 있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⑤ 서포트 전략을 직접 짜야 합니다
듀얼 노즐을 샀다고 서포트가 자동으로 깔끔해지지는 않습니다.
평평한 면에서는 손쉽게 떨어지는데, 표준 서포트를 그냥 붙이면 제거에 애를 먹습니다. 어느 노즐에 배정할지, 인터페이스 레이어만 수용성으로 할지 — 슬라이서 설정을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⑥ 라이다가 없습니다
X1 Carbon에 있던 라이다가 X2D에는 없습니다. AI 비전과 센서로 대체됐고, 50마이크론 정밀도의 비전 인코더는 별매입니다.
대신 가격이 거의 절반이 됐으니(X1C 1,099달러 → X2D 649달러) 납득은 합니다. 실사용에서 큰 불편은 못 느꼈습니다만, 라이다의 첫 레이어 스캔에 의존하셨던 분이라면 다를 수 있습니다.
⑦ 300°C 한계
PA-CF나 PC는 못 씁니다. 310°C 이상이 필요한 소재는 350°C 핫엔드를 갖춘 H2S로 올라가야 합니다.
살 때는 “그럴 일 없겠지” 했는데, 세 달 쓰다 보니 한 번쯤 필요한 순간이 왔습니다.
⑧ 습한 PETG는 여전히 문제
습기 먹은 PETG가 AMS 버퍼에 걸립니다. 이건 X2D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전 뱀부랩 프린터 전부에서 있던 사항이고, 해결책도 같습니다. 말려서 쓰세요.
세 달 지나고 바뀐 생각
“다색 프린터“인 줄 알고 샀는데, “서포트 프린터“로 씁니다
처음엔 여러 색으로 뽑는 걸 상상하고 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쓰는 시간의 대부분은 모델 + 서포트 조합입니다.
색은 AMS로도 되지만, 서포트 자국 없는 표면은 이 기계여야만 나옵니다. 그게 진짜 차별점이었습니다.
챔버가 노즐보다 값어치가 컸습니다
살 때는 듀얼 노즐이 메인이고 챔버는 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반대로 봅니다.
듀얼 노즐은 특정 작업에서만 쓰는데, 챔버는 ABS·ASA를 뽑는 매 순간 작동합니다. 사용 빈도가 다릅니다.
펌웨어는 반드시 최신으로
7월 30일 배포된 01.02.00.00에서 다색 출력 오탐 감소, 스파게티 감지 개선, 필라멘트별 압출 보정 재조정이 들어갔습니다. 구버전을 쓰면 사소한 문제 절반이 그대로 남습니다.
다시 산다면?
같은 조건이면 다시 삽니다.
다만 살 때 이건 미리 알았으면 좋았겠다 싶은 게 있습니다.
PVA 예산을 따로 잡을 것 — 장비값 옆에 소재비 칸을 만드세요
보조 노즐은 서포트 전용이라고 생각할 것 — 두 번째 주력 노즐이 아닙니다
챔버의 값어치를 더 크게 볼 것 — 여기가 실사용에서 제일 컸습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 서포트 자국 없는 표면이 필요하신 분
- ABS·ASA·나일론이 주력인 분
- 퍼지 폐기물이 아까우신 분
- 실내에 두셔야 해서 소음·냄새가 문제인 분
이런 분께는 권하지 않습니다
- 단색 PLA·PETG만 뽑으시는 분 → P2S로 충분합니다. 100달러 아끼시는 게 낫습니다
- PA-CF, PC가 필요하신 분 → H2S
- 256mm보다 큰 파트가 필요하신 분 → H2D
구매와 A/S에 대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내에 서비스센터가 있어서 마음 편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위에 적은 아쉬운 점 중 ③번(보조 노즐 막힘)과 ④번(노즐 전환)은 일반적인 FDM 트러블슈팅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X2D 고유의 문제입니다. 기계식 전환부와 보덴 보조 익스트루더, 가열 챔버라는 구조가 만드는 문제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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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이나 카카오톡으로 물어보세요. 세 달 쓰면서 겪은 건 아는 대로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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